유민펠로우 이야기
2022 헤이그 아카데미 결과보고서(한양대학교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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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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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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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The Hague Academy of International Law : Summer Course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석사과정) 치열하게 흘러가던 로스쿨 생활 중에 한 순간의 우연으로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의 국제 아카데미 참가자 선발 공고를 보게 되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운명적인 기회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잊고 지냈던 목표에 다시금 열정을 불어넣는 전환점을 제공해주신 홍진기법률연구재단 측에 먼저 감사인사를 올리며 이 글을 시작합니다. 변호사시험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전문대학원에 진학했던 터라, 입학 후 매 학기 오롯이 중간·기말 시험 및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데에만 전력을 쏟고 있었습니다. 학부 생활 내내 꿈꿔왔던 법학자로서의 꿈은 점점 퇴색되고, 특히나 관심이 있었던 국제법 분야에 대해서도 시간적, 물질적인 투자가 현저히 어려워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문적 깊이를 넓히고,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법률가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그저 꿈으로만 남겨질 무렵, 헤이그 국제 아카데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그동안 잠시 소홀했던 꿈을 다시금 꾸게 한 귀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1. 아카데미 프로그램 COVID-19 바이러스의 성행으로 전 세계가 얼어붙었던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헤이그 아카데미 또한 오프라인으로는 열리지 않고 Zoom 프로그램을 이용한 온라인 형태로만 진행되었습니다. 3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만큼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굉장한 기대감을 가지고 아카데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참가자들은 물론, 아카데미 운영진과 초청된 석학들도 아카데미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음을 감사히 느끼고, 프로그램 내내 활기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헤이그 아카데미의 국제법 아카데미 여름 과정은 ‘국제공법’과 ‘국제사법’, 2개의 과정으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이번 해의 경우 7월에는 국제공법, 8월에는 국제사법 강의가 각각 3주간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그 중 8월에 열리는 국제사법 과정에 참가하였습니다. 3주라는 시간적 제약 하에 많은 연사들을 초청하려다 보니 연사 한 명 당 주어지는 시간이 길지는 않아 내용적으로 깊이 있는 수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그렇기에 오전 수업은 주로 개괄적이고 표면적인 논의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핍은 오후 수업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었는데, 강연 중에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해당 주제에 관하여 더 깊이 있는 논의를 원할 때에는 언제든지 오후 세미나에 추가로 참여해서 토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오후 세미나를 통해 아쉬운 점이 많이 충족되었고, 원하는 만큼 배움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국제사법 아카데미에서는 특히나 International commercial arbitration 분야에서 저명한 E. Gaillard의 이론에 관한 논의가 굉장히 활발했습니다. 전세계의 많은 국제법학자들이 Gaillard의 이론에 주목하고 있음을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다수의 연사들이 국제 중재에 관한 내용을 다채롭게 다루었습니다. Gaillard 교수의 가장 유명한 논문 중 하나가 헤이그 아카데미 수업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배경이 있어서 더욱 주목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소 이론적인 논의에 머물렀던 국제중재 분야를 오늘날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Gaillard의 학술적 결과물들을 탐독하며, 국제 중재 분야의 최신 동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가. 수료 시 유의할 점 아카데미가 열리는 동안 오전 수업에는 반드시 출석해야 합니다. 배부되는 ID카드를 접촉하는 방식으로 출석 체크가 이루어지며, 전체 기간 중 3번 이상 결석할 시에는 수료증이 발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득이 지각을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수업에 참석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대신 오후 수업은 선택적으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오전 수업과 같이 강연식으로 이루어지는 수업도 있지만, 오전 수업의 연장선에서 세미나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오전 수업에서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이 있다면, 오후 세미나를 참여하면서 자유롭게 Q&A세션에 참가하고 보다 심층적인 토론을 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나.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많은 프로그램에 신청하기(대사관 방문, Peace Palace 견학) 헤이그 아카데미 측에서는 참가자들이 선택하여 참가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방문을 통해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알찬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빌어 다양한 공관에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각국 대사관에 방문하여 각국 대사와 국제 정세에 대해 토론하며 만찬을 즐길 수 있었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몸소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뜻깊었습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건물 옆에는 Peace Palace, 평화궁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본 건물 자체도 물론 아름답지만, 내부는 각국에서 보내온 각종 보물로 장식되어 있어 상상 이상으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앤드류 카네기의 기부로 지어진 이 건물에는 국제사법재판소, 상설중재재판소도 자리하고 있고, 건물 하나가 통째로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평화궁 입구 바로 옆에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해치’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에 닿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며 이역만리를 건넌 이준 열사가 떠올라 양가적인 감정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2. 아카데미 외 활동 가.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 방문해보기 헤이그 아카데미에서 트램을 타고 10여 분 정도 이동하면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사관들과는 달리 헤이그에는 각종 국제기구들이 많이 설립되어있기 때문에 대사관에서 이러한 국제기구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ICC, ICJ, ICTY, OPCW 등에서 열리는 논의에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참여하고 국익을 증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기간 중에 미리 이메일로 연락을 드린 후, 약속시간에 맞추어 방문해서 헤이그에 위치한 다양한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짧게 대사관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나.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의 네트워킹 헤이그 아카데미는 전세계에서 법을 공부하고 있는 다양한 외국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직업과 연령층이 매우 다양해서 각 나라의 법적 이슈 및 문화에 대해 나눈 대화가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Whatsapp이라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단체 대화방이 마련되기 때문에, 주말에는 시간이 맞는 친구들과 같이 스포츠를 즐기거나 근교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을 함께 구경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카데미 측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머무르게 되면 아카데미 외의 시간에도 외국인 친구들과 좀 더 친해질 기회가 많습니다. 보통 8명이 하나의 주방을 공유하게 되는데, 아카데미가 끝나갈 무렵에는 자기 나라의 음식을 각자 준비해서 소소한 Potluck Party를 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K-culture가 전세계적으로 인기인 만큼, 한국 음식에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헤이그 시내에 위치한 Oriental Supermarket에서 다양한 한국음식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방문하여 비교적 쉽게 한국 음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해마다 이러한 작은 행사가 많이 있다고 하니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구글 지도에서 위 상점을 찾아보시고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3. 아카데미에 임하기 전, 준비해야할 사항 가. 기온과 날씨, 복장 헤이그의 여름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기온도 25도 전후반으로 무덥지 않고, 매일매일이 대부분 건조하며 화창한 편입니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저녁에는 제법 쌀쌀합니다.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내부 냉방 시스템 또한 강하게 가동하기 때문에, 가볍게 걸칠 수 있는 가디건, 경량패딩 같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가 오는 날도 간간히 있었지만 아무도 우산을 쓰지는 않고, 방수 기능이 있는 겉옷을 입고 다니며 비를 피합니다. 나. 영어 실력, 불어 실력 보고서에 언급하기에는 너무도 당연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수업은 영어와 불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와 불어로 수업을 듣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언어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연사가 영어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프랑스어로 동시통역이 이루어지고, 연사가 불어를 구사할 때에는 영어 통역을 들으며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비교적 다양한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볼 때, 헤이그 아카데미의 동시통역 수준은 그 어느 곳에서 경험했던 것보다도 우수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어 실력이 조금 부족한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강의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였습니다. 저 또한 외국권 거주 경험이 있고 어느 정도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편이나, 지난 몇 년 간 영어를 사용할 일이 없던 터라 아카데미의 첫날은 영어 수업에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업에 참가하기 전 제공되는 온라인 자료들을 어느정도 미리 숙지한 후에 강좌에 참여하는 것도 수업을 심도 깊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니 추천드립니다. 다. 국제학생증, 네덜란드 뮤지엄카르트 발급 네덜란드에는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고, 매우 유명한 작품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카데미가 열리는 헤이그에도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있어 수업이 끝나고 잠깐 들러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유럽권 국가들 중 입장료가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국제학생증이나 뮤지엄카르트 등을 사전에 발급받아 학생 요금 혹은 무료로 이용하면 경제적으로 미술관,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나날이 높아지는 국가 경쟁력 및 지정학적으로도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후 실정을 고려하였을 때, 앞으로 국제법 영역에서 활동하는 자국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사료됩니다. 벌써부터 다양한 국제기관의 재판관을 여럿 배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국제법적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체감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홍진기 법률연구재단의 후원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국제법 분야의 유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학업에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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