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펠로우 이야기
2024 헤이그아카데미 결과보고서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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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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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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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펠로우 결과보고서 2024 The Hague Academy of International Law : Winter Course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예진
2022년 상반기 「유민펠로우 국제강좌 참가 지원사업」 유민펠로우로 선정되어 2024년 1월에 열린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에 참석했습니다. 먼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향후 홍진기법률연구재단 장학생 지원과 헤이그 아카데미 과정에 관심을 가지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Ⅰ. 지원과정 1. 홍진기법률연구재단 장학금 지원과정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자기소개서에도 해상/해양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작성하였을 만큼 관련 진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학교 때는 국제물류학을 전공하여 CISG, 헤이그-비스비 규칙 등 물품 운송과 관련된 협약 및 규칙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스페인 교환학생 중에는 국제사법(Derecho internacional privado)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로스쿨에 진학한 후에는 외교부 주최 제8회 해양법 국제학술회의에도 참가하기도 하였습니다.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해양 생물 다양성에 대한 주제를 검색하던 중 로도스(로즈) 아카데미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로도스 아카데미 장학생을 선발하는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을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국제 아카데미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2022년과 2023년 모두 로도즈 아카데미에 Admission을 받지 못했습니다.
2. 헤이그 아카데미 지원과정 당초 지원해주시기로 했던 로도즈 아카데미에서 Admission을 받지 못했음에도 정말 감사하게도 재단 측에서 다른 아카데미로 바꾸어 수강하는 것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국제사법에 대해 관심이 더 많기는 하였지만, 로스쿨 생활을 하면서 환경, 에너지, 노동, 인권 등 국제공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국제법 수업도 수강하였기에 국제사법과 국제공법을 모두 배울 수 있는 헤이그 겨울 아카데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있는 로스쿨 3학년이었기에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수험 생활을 병행하며 아카데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1월 8일부터 1월 26일까지 3주간 이루어지는 아카데미 기간과 1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이루어지는 변호사 시험 기간이 겹쳤다는 것이었습니다.
[추천서가 필요한지 여부] 두 장의 추천서와 CV, 영문 자기소개서를 필요로 하는 로도즈 아카데미와 달리 국제법 수강 경험과 성적증명서 등 공식적인 서류만으로 Admission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추천서를 제출 할 수 있지만 선택 사항이라 저는 따로 첨부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관련 수업을 많이 수강해 두었던 것이 Admission을 받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만약 수험생활 중이 아니라 여유가 있었다면 저도 추천서를 받아 지원했을 것 같습니다.
[일정과 겹쳤을 경우] 헤이그 아카데미에 지원하기 전에 변호사 시험으로 인해 첫 주는 참석이 어려우므로 온라인 수업이 열리는지에 대해 E-mail로 여러 번 연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확답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반쯤 포기하고 있던 중, 헤이그 아카데미 지원 기간이 연장된 것을 보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류들만 발급 받아 넣은 후 Admission을 받고 재차 문의한 결과 Hybrid Certificate를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지원할 때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변동 불가능한 공식적인 일정과 겹쳤을 경우에도 지원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저와 같은 시기에 준비하시던 유민펠로우분도 로스쿨 3학년이라 끝까지 온라인 수업과 관련된 안내가 없어 지원하지 못했는데 결국 온라인인 수업이 열려 아쉬워하셨습니다. 실제로 수업 도중 기말고사를 보러 2-3일 정도 아카데미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출석을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지원 후 조정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Ⅱ. 헤이그아카데미 프로그램 1. 수업 수업과 세미나 참여와 관련된 사항은 앞서 아카데미를 다녀오신 분이 자세히 공유해주셨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상과 생활을 중심으로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변호사시험 기간에는 아카데미에 대해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었고, 온라인으로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는 lecture들은 시간 구애 없이 수강할 수 있었으므로 아카데미가 시작한 첫 일주일 동안 업로드 되는 수업들을 따로 수강하지 않고 변호사시험 마지막 날 바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General Lecture의 경우 오전 9시 20분부터 3교시로 나누어 매일 진행되고 ID를 태그 하여 출석체크를 해야 합니다. 오후 Seminar의 경우 선택사항입니다. 국제사법과 국제공법에 모두 관심이 있었던 만큼 ‘On the interface between public and private international law’라는 수업이 흥미로웠습니다. 매일 마지막 교시에 진행되었는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politics와 commerce에서의 법의 기능과 국제사법과 공법의 구분 기준이 무엇인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루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관심 있던 국제 환경 소송에 대해 다루었던 시간은 큰 영감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Energy in International law 수업도 흥미로웠습니다. 에너지 문제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공적인 문제와 사법적인 문제의 구분, 에너지 규제 모델, 에너지 인권 등 평소 관심 있던 주제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2. Special Events 아카데미 기간 중 국제기구와 각국 대사관 방문 등 Special events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도착한 첫 주에는 밀린 lecture를 따라잡기 위해 세미나와 오후 견학 일정들에 모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주에 평화궁 투어, Costa Rica 대사관 방문, ICJ 재판관과의 만남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가. 평화궁 투어 홍진기법률연구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아 같은 시기에 오게 된 유민펠로우분들과 함께 평화궁 투어를 신청해 다녀왔습니다. 평화궁 내부 여러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화궁 안에는 여러 국가들에서 기증한 물품들이 있었는데, 각 물품/기둥/조각 등에 대해 설명을 하나씩 해 주면서도 평화궁에 들어가자마자 우측에 있는 해치 석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함께 방문 했던 분이 자연스럽게 질문하며 언급하였는데 석상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계셔서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평화궁 투어의 경우 자주 열리고,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므로 꼭 신청해서 다녀오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나. Costa Rica 대사관 방문 오후 세미나에서 Costa Rica v. Nicaragua case를 다루는 수업이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어 Costa Rica 대사관 방문을 신청하여 다녀왔습니다. 우연히도 대사관에 방문한 사람 중 라틴아메리카 국민이 아닌 유일한 사람이라 집중적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와 지정학적 관련성 등에 대해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납니다. 탄소배출 협약과 관련된 질문을 하였을 때 열정적으로 대답해주셨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 대사도 뵙기 어려운데 다른 나라의 대사분과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카데미에 중도 참석하여 두 번째 주에 방문할 수 있는 자리 중에 선택해야 했는데, 미리 온라인으로 관심 있는 국가의 대사관 방문을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다. ICJ 재판관과의 만남 ICJ Judge인 Hilary Charlesworth와 만남에 참석했습니다. 국제법 분야에서의 커리어와 ICJ 재판관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막 변호사시험을 치르고 국제법 아카데미에 참석하러 왔다고 하니 한국 최초 여성 ICJ 재판관이 되길 바란다며 다이어리에 국제법 변호사로서 행운을 빈다고 남겨 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라. ICJ 판결 헤이그아카데미 수료 마지막 날은 가자지구 제노사이드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던 곳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판결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평화궁 밖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시위대가 몰려왔습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에 대해 ICJ가 이스라엘에 집단학살 방지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명령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던 순간 판결이 내려지는 곳과 같은 장소인 평화궁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국제법 아카데미를 수료하는 날 의미 있는 순간을 함께하게 되어 잊을 수 없이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Ⅲ. 헤이그에서의 생활 1. 숙소
Legal lodging에서 연결해주는 숙소를 신청하였고, 2인 1실로 저를 포함하여 총 4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지냈습니다. 평화궁에서 24번 버스를 타고 약 20분이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집이었고, 2층 거실과 화장실을 아카데미를 수강하는 룸메이트들과 공유했습니다. 늦게 도착했음에도 같은 가격을 내야 했고, 침대 두 개가 붙어 있어 거의 같은 침대를 쓰는 듯 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알아본 친구의 경우 가격이 많이 비쌌고,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며 숙소를 알아보는 데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습니다. 늦게 도착해서 이미 친해진 친구들이 많았는데 룸메이트들이 첫 날부터 많이 도와주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불러줘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를 수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변호사, 외교관, 석‧박사 등이고, 제 룸메이트들의 경우에도 변호사라 다른 나라 변호사의 삶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여 만족했습니다. 가능하다면 Legal lodging을 통해 숙소를 구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Social Events 아카데미에서 Winter Party라고 하여 바 하나를 통째로 빌려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줍니다. 저는 룸메이트들과 함께 가서 다른 친구들과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조금 시끄러운 분위기라 그 당시에는 빨리 귀가하였는데, 그 때 만났던 친구들과 아카데미에서 만나 스몰 톡을 하면서 가까워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잠시 인사를 나눴던 덴마크 친구가 8월에 주한덴마크대사관에 온다는 것을 알게 되어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하였습니다. 빨리 돌아가더라도 잠시라도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3. 평화궁 도서관 수업을 듣는 강당 2층에 평화궁 도서관을 아카데미를 수강하는 기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법과 관련된 책들도 많고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어 수업이 끝난 후 자주 이용했습니다. 평화궁 도서관 투어도 따로 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룸메이트의 경우 만족도가 높았으니 일정이 되시는 경우 신청해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Ⅳ. 결론
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변호사 시험을 치른 후 바로 헤이그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던 것이 엊그제처럼 느껴집니다.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을 통해 함께 헤이그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던 친구들 덕분에 아카데미 중간에 합류하였음에도 짧은 시간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당장 눈앞의 수험 공부에만 매몰되어 있었는데 헤이그 아카데미를 통해 다시금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습니다. 로스쿨 과정에서 깊게 배우지 못했던 국제법을 공부하면서 왜 법학을 공부하기로 다짐했었는지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로스쿨 생활을 보내며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다시 일깨워준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