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펠로우 이야기
2025 헤이그아카데미 결과보고서 (서울대학교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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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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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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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펠로우 결과 보고서 2025 Winter The Hague Academy of International Law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다연 ▲ 아카데미 참석자 단체 사진
I. 들어가며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수강한 <국제법 1> 강의 마지막 시간, 교수님께서 국제법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향후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 중 첫 번째로 Hague Academy of International Law(이하 ‘헤이그 아카데미’)를 소개해주셨습니다. 국제법의 도시인 헤이그에서 열리는 3주 프로그램으로 국제법 대가인 학자들의 강의를 듣고 전 세계에서 오는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평화궁 옆에서 수업을 듣는다니 정말 꿈만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고, 막연하게나마 가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WTO 무역분쟁 관련 모의법정 대회와 Jessup Moot Court 대회에 출전하고 국제중재 워크숍에 참여하며 국제법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가던 중,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의 국제강좌 참가 지원사업에서 2024 상반기 유민펠로우로 선정되어 2025 Winter Courses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헤이그 아카데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재단에서 다방면으로 도와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II. 아카데미에서의 생활 1. 지원하기 지원은 대략 아카데미 시작 8개월 전부터 열리고 약 3달 정도 진행됩니다. 저는 2024년 2월 유민펠로우 선정 이후 7월 초 Winter Courses에 지원했습니다. 지원 전형은 Full-fee, scholarship, Directed Studies 등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 필요한 지원서류 등이 다르므로 잘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Full-fee로 지원해 재학증명서와 국제법 수강과목 내역이 표시된 학부·법학전문대학원 성적표 등을 제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원 후 기다리면 pre-admission letter와 invoice를 이메일로 받고, 나머지 절차를 마무리하면 letter of admission을 받게 됩니다. 지원에서부터 승인까지 전체 과정은 10일 정도 걸렸습니다.
2. 수업 ▲ 2025 Hague Academy General Courses / Special Courses 주제
(1) General Courses 아카데미 3주 동안 수업은 필수인 오전 수업 3교시와 오후의 선택적으로 듣는 seminar, conference, Case of the Day 등의 특강으로 이루어집니다. 오전 3교시 중 한 교시는 3주 동안 Pinto 교수님이 담당하는 General Course로, 전반적으로 국제법의 큰 그림을 그리는 수업이었습니다. 프랑스어로 진행되었고 수신기를 사용해 동시통역으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첫 주는 웨스트팔리아 조약 이후 현재까지의 국제법의 역사, 2-3주 강의들은 매일 국제법 안에서 중요한 주제(ex. Use of Force, Non-state actors, ILO Standards,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aw)들을 다루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으신 주제(예: Women in International Law, Regimes of International Law)에 대한 강연이 이루어진 날들도 있었습니다. General Course 강의는 국가들 간 관계를 규율하는 국제공법 중심 주제가 주를 이루었는데,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면서 국제법 강의들에서 배운 ICJ 판례들이 언급되고 Jessup 변론대회를 준비하면서 찾아본 학자들의 논의에 대해 더 깊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Special Courses 오전 교시 중 나머지 2교시는 매주 다른 2명의 강연자가 총 5번씩 강의하는 Special Course였습니다. 따라서 3주 동안 총 6명의 교수님이 진행하는 6개의 Special Courses들이 열렸습니다. Public International Law와 Private International Law 각각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3주씩 따로 진행되는 Summer Academy와 달리, Winter Academy는 이런 구분이 별도로 없는 만큼 한 강의는 국제공법, 다른 강의는 국제사법 강의로 구성하려고 노력한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첫 주는 국제공법 수업으로는 ‘해양법의 인간화’(humanization of the law of the sea), 국제사법 수업으로는 ‘중재인의 공정’(arbitrator impartiality)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이렇게 번갈아 진행됨에 따라 국제공법과 사법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이 본인이 관심있는 구체적인 연구주제에 대해 밀도있게 강의하셔서 개인적으로는 Special Courses 강의를 General Course보다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주에 진행된 “Crimes against Humanity and Genocide: Defining the Ultimate Crime” 강의는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검찰청의 법률 고문과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의 특별 고문으로 활동한 Akhavan 교수님이 국제형사법과 관련된 다양한 조약과 판례 원문을 분석하며 ‘인도에 반한 죄’와 ‘집단살해죄’의 정의와 재판소의 성과와 한계 등을 본인의 경험과 함께 생생하게 전달해 주셔서 헤이그 아카데미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3) Seminar / Lecture General Course와 Special Courses를 진행하는 교수님들께서 본인이 희망하시는 대로 진행하는 Seminar 수업이 주마다 1-2회 있었습니다. 강의하신 내용의 Q&A 세션으로 사용하신 교수님도 있었고, speical course를 진행하시는 교수님들은 5일 수업에 넣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심화 내용을 별도 강의로 준비해오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관심 있는 Seminar 3개 정도에 참여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세미나는 중재인의 중립성에 대해 강연하신 Rogers 교수님이 중재인의 공개 의무와 관련해서 일종의 모의 국제중재 시나리오를 준비해오신 수업이었습니다. 해당 사안에서는 중재인에게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해 다투어볼 만한 사정이 있었고, 학생들은 [중재인 / 신청인 (claimant) / 피신청인 (respondent) / 중제센터] 중 한 팀으로 분류되어 UNCITRAL Code of Conduct for Arbitrators in International Investment Disputes 등에 따라 중재인은 이 사정이 공개할 의무가 있는 정보인지, 당사자들은 만약 이 사실이 공개되거나 공개되지 않았다면 기피 신청(challenge)을 할 수 있는지, 중재 센터는 이 기피 신청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팀별 논의를 한 후 발표했습니다. 계속 강의식 수업을 듣다가, 대강당실 바닥에 둥글게 앉아 같이 수업을 듣는 학우들과 토론하고, 저희 팀에서 실제로 중재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가에게 본인이 이 사안에 해당하는 중재인이라면 해당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보는 등 오전 수업에서는 해보기 어려운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오후에는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기구들에 대한 소개 및 특별초청 강연(Lecture)들도 열렸습니다. 저는 상설중재재판소(PCA)의 사무총장님의 PCA의 역사와 역할을 소개하는 강연, 현재 ICC 재판관인 Judge Socorro Flores Liera의 ‘Victims before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강연, 현재 ICJ 재판관인 Judge Tladi의 ‘Recent Developments in Jus Cogens’ 강연에 참석했습니다. ICC Judge Socorro Flores Liera의 강연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에 규율되어 있는 피해자(victim)의 실체법적·소송법적 권리와 이런 권리들이 실현되는 조직적 구조에 관한 강연이었는데, 어려운 배상(reparation)에 대한 원리원칙과 실제 ICC 사건들에서 어떻게 배상액이 산정되었는지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ICJ Judge Tladi의 강연은 현재 ICJ의 재판관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국제법을 공부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 강행규범(jus cogens) 관련 강의였던 만큼 아카데미 일정표를 봤을때부터 기대가 컸는데, 현재 ICJ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강행규범에 대한 재판부의 태도 변화와 앞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서 실정법(lex lata)으로서의 국제법과 바람직한 법(lex ferenda)으로의 국제법의 미래에 대해 고심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4) The Case of the Day The Case of the Day는 3주 동안 총 2번 열린 외부 연사 특별 초청 강연으로, public / private law 관련 한 번씩 열렸습니다. 국제사법 초청강연은 현 주 네덜란드 카타르 대사이자 도하에서 이루어진 미국-탈레반 평화협상회담에서 당시 분쟁 해결을 위한 대테러 및 협상 외교장관 특사를 맡았던 H.E. Mutlaq Qahtani가
저는 두 강연 모두 재미있게 들었는데, 특히 H.E. Carolina Olarte Bácares의 강연에서 강조된 국제법과 국내법 사이의 교류(interaction)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외교의 영역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지식을 가진 다양한 행위자들 간 질서 있는 교류를 유도하기 위한 대사 본인이 해온 노력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17년간 진행된 ICC의 콜롬비아에 대한 예비조사(preliminary review)를 종료하기 위해 콜롬비아가 노력한 best practice 중 하나로 내부 과도법(internal transitional law)과 국제형법(internatinal criminal law)의 상호 작용을 꼽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5) Hour of Crises International crisis를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Day of Crises와 유사하게 짧은 버전으로 아카데미 첫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최소 2개국 이상의 5명으로 구성된 팀을 구성해 등록해 참여하는 활동으로, 저는 일정상 참여하지 못했지만 참여한 친구들의 후기에 따르면 약 8-9시간 동안 국제사법/공법 관련 주제에 대해 drafting / negotiation 과정에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의 UN과 비슷한 활동이라고 들어 다시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Activities (1) Embassy Visits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모두 embassy visit에 최소 1번 참여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저는 평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심이 있었기에 Palestinian Mission to the Netherlands를 신청했고, 아카데미 시작 후 첫 주에 추가로 열린 Costa Rica에 추가신청을 하여 방문했습니다. Embassy Visit은 평소에는 만나볼 일이 없는 타국의 대표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Palestinian Mission에서는 대사님이 팔레스타인의 역사에 대해 짧은 설명을 하신 다음 학생들의 질의응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는데, 방문 며칠 전 이스라엘·하마스 휴전(ceasefire) 협정문이 발표되어 학생들과 대사님 및 대사관 직원들 사이 많은 질의응답이 오갔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Costa Rica의 경우 코스타키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해 신청한 것이 실례는 아닐지 걱정했었는데, 대사님이 코스타리카의 정치적 역사와 더불어 왜 군대가 없는지, 군대가 없음에도 어떻게 중미에서 국제법적으로 안정적인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지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고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과 사이에 있었던 다양한 ICJ 사건들에 법적 자문으로 참여하셨던 만큼 굉장히 hands-on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Costa Rica 대사님께 중미에서 코스타리카가 취하는 외교적 입장 및 국제법적 지위, 현재 ICJ에서 진행중인 기후변화 관련 권고적 의견에 대한 코스타리카의 입장 등을 직접 여쭤볼 수 있었습니다. ▲ Costa Rica 대사님과의 사진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관의 경우 이번에는 방문 가능 대사관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Winter Academy에 참여한 한국 외교관 분들을 통해 방문이 성사되어 마지막 주 목요일에 방문했습니다. 공사님과 참사관님이 촉박한 일정 사이에도 헤이그 아카데미 한국인 참석자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셨고, 아카데미 프로그램 진행 상황과 헤이그에서의 양자·다자 외교의 현황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올해는 함께 아카데미에 참여한 외교관분들과 함께 방문한 만큼, 외교와 국제법 무대에서 한국이 가지는 지위와 앞으로 수행하여야 할 역할에 대해 서로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2) Social Visits Embassy visit을 신청할 때 다양한 기관 방문 투어 등의 Social Visit도 신청하게 되는데, 이번 겨울에는 Social Visit으로 헤이그국제사법회의(HCCH),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형사재판소 잔무처리기구 (IRMCT), 코소보 전문가 회의소 (KSC),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시에라리온 특별법원(RSCSL) 기관 방문이 있었고, 이와 별개로 Peace Palace Visit 와 Grotius Peace Palace Library Tour를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Grotius Peace Palace Library Tour, Peace Palace Visit,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Visit을 신청했습니다. Grotius Peace Palace Library Tour는 아카데미 기간 동안 꽤 많이 열리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신청을 희망하는 편이어서 그런지 공석이 거의 없었습니다. 도서관 투어에서는 아카데미 참여자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공간뿐만 아니라 ICJ나 PCA 구성원들이 사용하는 세미나실이나 지하 서고 등의 공간도 보여주고, 착공 이전 도안 공모전 단계에서부터의 Peace Palace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특히 몇km씩 이어지는 아카데미 건물 지하에 있는 어마어마한 서고와 Grotius의 <전쟁과 평화의 법(De Jure Belli ac Pacis)>의 초본을 직접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Peace Palace Visit에서는 평화궁 안에 있는 각 국가에서 기증받은 선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투어에 참여한 약 20여명의 국적을 모두 묻더니, 각 나라에서 온 선물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주었습니다. 평화궁 입출구 옆에 한국이 기증한 웃는 해치상을 보고 반가워하자 가이드 분이 저에게 해치에 대해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은 평화궁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법정의 방청석에 앉아 ICC에서 이루어지는 사건들의 전반적인 개괄과 국제형법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가 약 2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ICC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만큼, 다른 기관 방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 Networking Events 아카데미는 기관 방문뿐만 아니라 Welcome Drinks, Town Hall Reception, Winter Party 등 아카데미 참여자들이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자리를 다양하게 기획해 주었습니다. 아카데미에 참여하고 싶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전 세계에서 오는 다양한 배경의 참여자들과 교류하는 것이었기에, 이런 네트워킹 이벤트들은 강의실 밖에서 외교, 행정, 사법 및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다양한 참여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생각해 모두 참석했습니다. 처음에는 국제법과 직접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거나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만 아카데미에 참석할 것으로 생각해 국제법에 대해서 잘 모르는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이라는 점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만나본 참여자들은 UN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국제법 전문가들도 많았지만, 저와 같은 로스쿨 친구들, 국내법 영역에서 송무 관련 일을 하고 있으나 국제중재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관심이 있어 지원을 한 변호사, 국제법과 업무로서는 큰 관련이 없지만 국세정세와 국제법의 역할 등에 대한 학구열과 호기심으로 프로그램에 지원한 석사과정 학생 등 정말 넓은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참여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네트워킹 자리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국제법과 직접 관련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계속 국제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참가가들과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개인적으로 커리어 고민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국에서는 아직 학생이라고 하자 많은 참여자 분들로부터 꾸준히 법학 공부에 정진하라는 응원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III. 헤이그에서의 생활 1. 홈스테이 저는 아카데미에 빠르게 신청한 편이어서 홈스테이에서 묵을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에 지원 당시 홈스테이를 희망하는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동의 표시를 하였고 지원 2달 후 Hostess의 연락처 정보와 집 주소를 알려주는 이메일을 아카데미 측에서 받았습니다. 이후 제가 직접 Hostess에게 연락을 하여 홈스테이 여부를 확정한 후 다시 아카데미 측에 연락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3주 동안 묵은 집은 아카데미에서는 도보로는 40분, 트램으로는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Den Haag HS 역 옆 3층 가정집이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Albert Hejin과 Jumbo 등 슈퍼마켓이 있었고, 트램과 기차역이 모두 가까워 좋았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총 3명이 함께 지냈는데, 2명은 각각 인도에서 온 학생과 변호사였습니다. 2층의 화장실을 같이 쓰고 각자 1방을 사용했고, 1층에 있는 공공 부엌과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묵은 방은 침대가 2개 들어갈 정도로 매우 컸고, 아침이나 저녁을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홈스테이에 대한 만족도가 컸습니다. 호스트 가족 또한 친절했고 헤이그 근교 도시 여행에 대한 팁도 물어보면 언제든 알려주셨습니다.
홈스테이는 아카데미가 시작하는 전날 일요일에 도착하고 아카데미 일정이 끝나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 떠나는 걸로 600유로를 한번에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하여 공식 일정보다 며칠 전에 오거나 며칠 후 떠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저도 아카데미 시작 2일 전 토요일에 도착하여 아카데미가 끝난 다음 날 점심에 떠나 하루를 추가로 묵었습니다. 이번 겨울 아카데미 때는 Skotel을 운영하지 않았는지, 홈스테이로 묵은 학생은 소수인 것 같았고 대부분은 아카데미에서 추천한 Court Garden Hotel에서 묵거나 개별적으로 호텔, AirBnb 등에 묵었습니다. Court Garden Hotel에서 묵은 친구들은 2인 1실 혹은 1인 1실로 묵었는데, 호텔에서 지낸 친구들은 호텔이 아카데미에서 매우 가깝고 (도보로 10분 내) 같이 묵는 참가자들이 많아 친해지기 좋다는 것을 장점인 것 같습니다. 2. 여행
저는 아카데미 일정 이후 가족과 함께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방문 계획이 있었기에 아카데미 일정 도중에는 헤이그 근교를 중심으로 돌아다녔습니다. Leiden, Delft, Rotterdam, Gouda, Amsterdam을 방문했는데, 모두 헤이그에서 30분~1시간 내로 충분히 갈 수 있는 도시들이어서 오후수업이 없는 날이거나 주말에 가기 좋았습니다. 중국 유학생 친구가 Leiden에서 석사를 하고 있어서 Leiden University도 방문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친구들과 함께한 안트베르펜 여행 아카데미 기간 동안 제일 멀리 간 여행은 벨기에의 안트베르펜(Antwerpen)으로, 헤이그에서는 기차로 약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안트베르펜은 동화 ‘플란더스의 개’에 등장하는 루벤스의 그림이 있는 성당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소도시입니다. MAS 미술관 위에 있는 전망대에 가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고, 아름다운 시청 광장 옆에 있는 성모 성당에 가서 루벤스의 <십자가로부터의 내림(The Descent from the Cross)>를 직접 보기도 하였습니다.
야심찬 여행 계획을 세워서 금요일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8시간 버스를 타고 파리나 함부르크로 행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에 다녀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3. 친구들과 식사 첫 주 동안 강의를 같이 들으며 사귄 친구들과 함께 헤이그 안에 있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더욱 친해졌습니다. 특히 추운 날씨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국물 요리를 하는 맛있는 식당을 찾으러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고 싶어 헤이그 내 한식당을 함께 가고 같이 K-문화 관련 상점에 있는 네컷사진 기계에 사진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식당에 가서 한국어로 주문을 한 것이 재미있었는지, 이후 일본 친구가 아카데미 주변 일식당에 가서 추천메뉴를 정해주고, 필리핀 친구들이 헤이그 내 필리핀 식당을 예약해 소개해주는 문화 교류 형식의 식사자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 ![]()
▲ 네컷사진 찍기 ▲ 한식당 방문 ▲ Winter Party 전 훠궈 식당 방문 ▲ 필리핀 식당 방문
4. 헤이그 구경 아카데미 마지막 주에 꼭 가고자 했던 곳 중 하나인 이준열사 기념관을 방문했습니다. 전시관에는 당시 헤이그까지 왔으나 일제에 의해 외교권이 박탈되어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특사들이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와 평화회의보 등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평화궁의 역사와 관련하여 제1차 만국평화회의가 언급될 때, 헤이그에서 개최된 제2회 만국평화회의와 한국 특사들 생각이 종종 났는데, 1907년 이준 열사가 마지막으로 머무른 장소에 직접 서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또한 헤이그 안에는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는데, 날씨가 궂으면 수업이 끝나고 이런 실내 볼거리들을 방문했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서 베르메르의 <델프트의 풍경>과 제가 첫 주에 직접 본 델프트의 풍경을 비교하며 감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가 끝날 무렵에는 호스트 가족의 추천으로 헤이그 옆에 있는 스위브닝겐 해안마을의 모습을 담은 파노라마를 위한 전용 박물관인 Panorama Mesdag 박물관도 방문했습니다. 헨드릭 메스닥의 이 작품은 유럽에서 가장 큰 원형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으로 높이 18m, 폭 113m라고 하는데, 전용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왔을 때 마치 진짜 바다 옆 전망대에 온 것과 같은 착시를 주는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Peace Palace Library도 시설이 참 좋지만, 조금 외진 곳에 있고 개관 시간이 길지 않아 헤이그 시청 바로 옆에 있는 시립 도서관을 종종 방문했습니다. 특히 학제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아카데미 기간 동안 학기가 시작되기도 하고, 석박사 과정을 밟는 친구들은 논문 마무리 작업을 하기도 하여 시립 도서관에 같이 가서 수업을 위한 reading을 하거나 여행 계획을 짜기도 하였습니다. 시립 도서관은 독서실 같은 열람실이 아니라, 카페처럼 확 트여 있고 편안한 분위기이고, 많은 식당과 상점들이 주변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III. 나가며 2024년 12월, 학기가 끝나고 아카데미에 갈 준비를 하면서 유민 펠로우 선발 후 1년 동안 기대하던 프로그램에 드디어 간다고 생각하니 설레면서도 동시에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공부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헤이그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처음 알려주신 교수님께 이 고민을 말씀드리자, 3주 동안 국제법에 푹 빠져 지낼 수 있는 이런 소중한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시며 걱정은 조금 덜어두고 후회없이 공부하고 오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한평생 국제법을 연구한 법학자들로부터 제일 최신의 국제법 문제에 대한 통찰 가득한 강의를 들으며 어려운 국제법 문제에 대한 답을 고민해 보고, 국제법의 발전과 적용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실무가들로부터 국제법의 현재 주소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듣을 수 있는 헤이그 아카데미는 정말로 “once in a lifetime”인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헤이그 아카데미의 참여자들은 국적도, 배경도, 연령도 모두 달랐지만 모두 국제법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으로 하나 된 만큼, 미래 국제법 분야의 동료가 될 참여자들과 교류하며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3주 동안 헤이그에서 보낸 시간은 앞으로 국제법을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었고, 국제법 관련 지식적인 측면뿐 아니라 시야를 넓히는 등 다방면으로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홍진기 법률연구재단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며, 헤이그 아카데미에서의 배움과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유민펠로우로서 국제적인 법률가의 꿈에 한 걸음씩 성실하게 나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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